나의 이야기

전공의 생활 2

pia99 2020. 12. 20. 21:40

면접때, 병원장님을 포함하여 면접관들은 내 이력을 보고 굳이 왜 힘들게 전공의를 하려고 왔을까 의아해 여기셨다...

 

그 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 부모를 요양병원에 보내기 싫어서, 양한방 치료를 내가 직접 치료하여 임종까지 내가 직접 케어할려고 한다고..

 

예전에는 한의학까지 공부하면 이렇게 차려서 이런식으로 꾸려서 해나가야지했는데,

 

벌써, 내 부모가 늙어가고 있다를 인식했다.

 

나를 포함한 자식들 중에 내 부모를 모시고 살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말이다.

 

결국은 요양병원인데, 요양병원에서 케어하고 있는 현실을 보니, 양한방을 알아버린 나로서는 도저히 그곳으로 보내드리고 싶지가 않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미어진다.

 

내가 의식주 고민을 하지 않을 정도로, 서울로 보내 아파트를 얻어주고 마음껏 공부시켜주고, 심지어 한의전 학비까지 주신 부모님의 마지막 여생을 이런식으로 보내드리고 싶지 않는 맘이 다른 어떤 소망보다도 우선순위가 되버렸다.

 

누구를 위해서 내가 이런 공부를 배웠단말인가?

 

그래서 양방 임상을 잘 알기 위해서 전공의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요양병원 말고 요양원 차릴것이라고 했다.

부모 케어를 나의 직업적인 일로 만들면, 아침마다 볼 수 있고 여러므로 편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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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당직때, 간호사에게 나에게 급하게 노티했다. 모 할머니 환자 아들 보호자가 와서 랩 검사 결과 꼬치꼬치 물어보고,

5dw 수액 들어가는 가트수를 조절하고 있다고.. .자기가 내과의사라고 하면서 말이다.

 

나는 그 아들의 맘을 충분히 이해했다. 나도 양방 약을 저런식으로 내 부모를 케어하고 싶어서 이렇게 힘든 과정을 밟고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나는 " 차트에 있는 그대로 기록만 잘 해달라고 했다. 아들이 하고 싶은대로 ... "

 

v/s 불안정하면 노티해달라고 했다,

 

 

 

예전과 다른 점은 공부할 때, 내 부모가 떠오른다. 내 부모라면 어떻게 케어할까하면서..

 

특히 ileus 환자에게 한방 케어를 하고 싶은 맘을 억누르고 있다.

불행한 한국 이원화된 의료

 

p. ileus 환자에게 한없이 기다리는 양방치료를 내 부모에게 그런 치료를 맡길수가 없는 것이다.

노인들이 누워있으면서 달고 있는 ile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