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존경했던 부산대 한의전 교수님 애도함

pia99 2019. 9. 13. 19:01



  교수님,


  삶이 참으로 덧없죠?


  교수님은 한의전에서 제가 경험한 극히 몇명 되지 않는 교수님이었죠, 제게는 말이죠.......


  교수가 가지고 있는 꼰대를 가지지 않을려고 부단한 노력을 하셨고, 


 저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 어쩌면 교수임에도 권위적이지 않으면서,  교육에 열정적으로 신경쓰실 수 있을까?'하면서 점점 저는 교수님이 멋있어졌죠. 

 

  부산대 한의전 하찔 문화를 겪으면서 제가 이곳을 떠나버릴까 고민할 시기에, 단비처럼 교수님같은 분들 몇 분 덕분에 

 

  저는 졸업까지 하게 되었는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못드리고 학교를 떠나게 되어버렸죠. 

 

  나중에 인사해야지하면서 말이죠, 


   왜냐하면, 


  교수님 젊으시니, 나중에 인사해야지라고 미루었는데....


 

 학생이 한의학을 어려워하면 기꺼이 상담해주시는 교수님 


  몰랐는데(교수님은 자랑질을 하지 않으시까요), 교수님의 글에서 알게된 사실- 한국 한의대에서 유일하게 SCI급 원전학 논문 내신 분. 


 제가 수업시간에 한의학에 대해 신랄하게 질문을 해도 기꺼이 진솔하게 대답해 주신 분. 


  한의학에 대한 학생 질문을 수업시간마다 쪽지로 받아서 답변을 해주셨던 분.


  이런 열정이 쌓여서 한의학에 학생들의 고민에 관한 질문을 엮어서 아주 유용한 책을 내신 분.


  제가  권용규 교수를 포함하여 대다수 교수들한테 비호감의 눈초리를 받고 살 때, 


  교수님은 저를 보면, 먼저 " 안녕하세요 잘 지내죠? " 라고 인사해주셨죠. 


  그 목소리에 느껴지는 감정은  '  힘내시고 공부 하시고 졸업하세요"라는 저를 응원해주시는 따뜻함...


 어찌 이것을  왜곡되게 보여질수 있으리오.



  아니예요.  전혀 아니예요. 교수님. 세상사람들이 뭐라고 그러던..  그것은 아니예요. 




  학생을 진심으로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교수님의 마음을 저도 저도 알아요. 알고 있지요.  


  어떤이는 명예를 실추당해도 꿋꿋히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교수님이 이런 식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저는  주변 환경이 문제였다고 여겨져요


 제가 부산대 한의전에 있어봐서 알아요.


  소수자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교수님같은 분이 있어야했는데..


 그곳에 살아봤던 사람으로서  그 환경을 생각하면  미래는 점점 암울해져요. 


 교수님 덕분에


 제가 한의전에서 무사히 살아서 나왔는데..


  미치지 않고,. 


 교수님이 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그 지경까지 갈 때까지, 


  저는  아무것도 못했어요. 교수님한테 아무것도 해주질 못했어요....





  왜 이리 화가 나죠.  화가 나서 미치겠어요.   


  교수님은  본인의 명예를 위해서 기꺼이 이 길을 선택하겠다고 하셨죠. 


  교수님은

  추태때문에 한바탕으로 한국을 떠들썩했던 예술인들,그럼에도 아주 잘 살고 있는 인간들이 선택하지 않는 길을 가신 것에 대해서 


  역시나. 역시나. 다르구나.





  저는 


  교수님  존경했고, 


  앞으로  앞으로도 제 가슴에는  교수님과의 함께 했던 수업을 기억하고 있을겁니다. 


  한의전에서 얼마되지 않는  좋은 추억...



  그리고


  죄송해요. 이제야 이제서야 나타나


  도움이 되질 못해서 죄송해요.....


  마지막으로 


 미루어 놓았던 말, 



 감사하다고 


 무척이나 감사하면서 


 살았다고 


 늦게나마 


 눈물로, 후회의 눈물로


 적어봅니다. 





 펩시 콜라를 좋아하셨던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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